배명고, 55년 만에 청룡과 입맞추다
  등록일 : 2017-07-17 10:42:41
 
 

거미줄 수비망으로 실점 막고 투수 6명 투입 '벌떼 작전'

배명고 곽빈 대회 MVP
서울고 강백호 감투·타점상



9회말 2사 1루. 서울고 정문근이 때린 타구가 서울 목동야구장 외야로 힘없이 떠올랐다. 1루 측 더그아웃을 벗어난 배명고 선수들은 잠시 호흡을 멈추다 타구가 우익수 강동형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자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뛰쳐 들어갔다.

배명고가 16일 열린 제72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서울고를 2대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배명고가 최고 전통과 권위의 청룡기를 품에 안은 것은 1962년 팀 창단 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배명고는 프로야구 원년 22연승 신화의 주인공 박철순, 강타자 김동주 등을 배출한 야구 명문고다. 김동주가 활약한 1992년 황금사자기, 봉황기, 전국체전 등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그후 단 한 번도 전국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고교야구선수권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동안 준우승 1회, 4강 2회(1999, 2016년)에 그쳤다. 유일하게 결승 무대에 선 1997년엔 봉중근(LG), 안치용(프로야구 해설위원) 등을 앞세운 신일고와 타격전 끝에 6대8로 졌다.

배명고 결승 상대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대8 패배를 안긴 서울고였다. 하지만 배명고 김경섭 감독은 경기 전 "서울고 공략법을 갖고 있다. 끈끈한 수비에 승부를 걸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 말처럼 배명고의 깔끔한 수비는 고교 정상급이었다. 2회 1사 1·2루에서 2루수 염민욱이 호수비로 병살플레이를 펼쳐 실점을 막아냈고, 3회 무사 1루에서 상대의 3루수 앞 희생번트 때 포수가 재빠르게 3루 커버에 들어가 3루까지 내달리던 주자를 잡아냈다. 상대 작전을 모두 꿰고 있는 듯했다.

배명고 방망이는 한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승점을 뽑아냈다. 4회초 1사 2·3루에서 견제에 걸린 3루 주자 염민욱이 포수의 3루 송구 때 과감하게 홈으로 내달려 선취 득점을 올렸고, 김영훈이 이어진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터뜨려 2―0을 만들었다.

배명은 마운드에선 '벌떼 작전'으로 서울고 강타선을 봉쇄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에이스 곽빈이 등판하기에 앞서 5명의 투수가 무실점으로 버텼다. 서울고 공격의 핵인 강백호만 상대하는 두 명의 '원포인트 릴리프' 작전도 효과를 봤다.



프로야구 두산 1차 지명 선수인 곽빈은 6회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 1.38을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150㎞를 웃도는 빠른 볼과 체인지업을 앞세워 탈삼진 18개, 이닝당 1.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곽빈은 "올해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하나만 바라보고 준비했다"며 "배명고 동문인 아버지의 바람처럼 모교 야구부에 역사를 하나 만든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경섭 감독은 곽빈에 대해 "프로에 먼저 지명됐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며 "실력 못지않게 인성도 갖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85년 이후 32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렸던 서울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학년 때인 70회 대회 때 고척돔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서울고 강백호는 감투상, 타점상을 받았다. 그는 결승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4와 3분의 1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곽빈 못지않은 호투를 펼쳤다.


/강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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